[고운세상피부과] 멜라닌색소가 풍부한 동양인의 기미치료방법
‘살결이 희며 머리가 검고 긴 미인(美人)’을 지칭하는 ‘관북미색(關北美色)’이라는 말은 조선시대 때 미인의 기준을 나타낸다. 관북은 강계지역이 있는 요즘의 함경도 지방으로 이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추운 날씨 탓에 흰 살결과 흑단 같은 머리의 미인들이 많이 난다는 데서 유래했다.
중국에서는 설부화용(雪膚花容) 즉, ‘눈처럼 희고 꽃처럼 아름다운 얼굴’이 미인으로 여겨졌고, 일본에서는 ‘피부가 희면 7가지 흉이 가려진다’라는 속담도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백옥 같은 흰 피부는 미인의 최우선 조건이었다.
100여 년 전에도 ‘동동구리무’, ‘코티분’를 비롯해 국내에서 만든 ‘박가분’까지 피부를 하얗게 보이게 하기 위한 다양한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았으며, 생필품조차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이었음에도 ‘박가분 하나 사주지 못하는 남자는 무능한 남자’란 말이 떠돌 만큼 여성들의 흰 피부에 대한 애착은 강했다.
# 기미색소잡티, 왜 고민인가?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백색 미인에 대한 갈망은 계속되고 있다. 90년대에는` 화장술의 발달로 피부단점을 적절히 가리며 하얀 피부를 만들어왔고, 2000년대에는 내츄럴 화장이 유행하며 약간의 피부 결점을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피부톤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6년 ‘쌩얼’ 미인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성별, 나이에 구분 없이 모두가 흰 피부 가꾸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는 법. 20대 중반이 지나면서 얼굴에 생기는 나이테인 눈가, 입가 잔주름을 시작으로 30대 이후에는 검은 반점처럼 눈 밑에 기미가 올라오면서 쌩얼 미인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보톡스, 레이저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들로 이런 피부문제를 해결해 보지만 기미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기미는 치료를 하더라도 만족할 만큼 좋아지지 않거나 치료과정에서도 언제든 악화될 수 있어 어느 피부과 전문의도 가벼운 마음으로 기미를 치료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기미 나타나는 시기 앞당겨지고, 남성 기미환자도 증가
기미란 얼굴 전체 부위, 특히 눈 밑이나 광대뼈, 턱선까지 갈색 색소가 나타나는 증상으로 주로 햇빛에 의해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자극을 받아 발생한다. 따라서 기미 치료를 받았다 해도 평생 햇빛을 피하지 않는 이상 재발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게다가 열에 자극을 받기 쉬우므로 열을 가하는 레이저 치료로 오히려 악화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기미는 중년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미가 나타나는 시기가 더 빨라졌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조사에 따르면 기미환자 가운데 10대와 20대가 전체의 53%를 차지한다. 특히 25세 이하 임신 미경험 여성들도 17%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들이라고 해서 기미로부터 예외일 수는 없다. 대한피부과학회가 최근 10년 동안 전국 20개 대학병원의 피부과 환자를 분석한 결과 기미환자는 1,319명에서 1,910명으로 1.4배 증가했고, 20~30대 젊은 층의 발병환자수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자외선 등의 외부환경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남성피부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미는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표피형, 진피형, 혼합형으로 나뉘며, 발생 원인은 피부 색소형성 세포인 멜라닌 과잉 때문이다. 멜라닌 색소는 햇빛이나 호르몬에 의해 주로 분비된다. 이 밖에도 임신 및 피임약 장기 복용시, 갑상선 기능 이상시, 강한 자외선 노출시, 습관적인 음주 및 흡연시에 멜라닌 색소가 자극을 받아 기미가 발생할 수 있다.
표피형은 표피에 색소세포와 색소의 증가에 의한 것이며, 진피형은 진피 내 색소 세포가 증가되어 나타난 것이다. 선천적으로 멜라닌 색소의 양이 많은 동양인의 경우에는 표피층과 진피층에 끼어있는 혼합형 기미가 많이 발생하여 완치가 쉽지 않으며,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이 치료 및 예방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멜라닌 색소가 풍부한 동양인, 기미 발생하기 더 쉬워
피부는 멜라닌 색소 포함 정도에 따라 보통 1∼6형으로 나눈다. 멜라닌 색소가 적은 백인은 1형, 흑인은 6형이다. 광노화의 속도는 6형이 가장 느리고 1형이 가장 빠르다. 백인이 동양인과 흑인에 비해 나이가 많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인은 4형이 가장 많고 3형과 5형이 그 다음이다.
일반적으로 백인들의 피부는 멜라닌 색소의 생성력이 약하기 때문에 기미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멜라닌 색소가 풍부한 동양인들의 피부는 멜라닌 색소가 많은 만큼 자외선에 자극 받기도 쉬워 쉽게 기미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물론 흑인이 자외선에 의한 멜라닌 색소가 피부 표면에 가장 잘 나타나지만 검은 피부색 때문에 표시가 나지 않는다.
반면 멜라닌 색소는 노화의 주범인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어 서양인들은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것에 비해 동양인들의 피부는 서양인과 비교하여 탱탱한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
# 완벽한 기미제거는 전문적인 치료뿐
적절한 화장품이나 팩을 통한 관리는 원래 있던 기미를 완화시키거나 예방하는 효과는 볼 수 있지만 기미의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다.
기미 치료로는 피부에 바르는 미백제인 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과 레티노산(retinoic acid) 등이 1차적으로 사용되며 레이저나 TCA를 이용한 박피술 등의 치료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표피형의 기미는 치료효과가 좋은데 반해, 진피형 및 복합형기미는 치료가 어렵다. 또한 증상이 좋아졌다가도 재발되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화학 박피의 경우, 일상 생활의 지장이 있기도 하다.
고출력 색소 전용 레이저인 C6 레이저토닝은 피부의 색소를 파괴하는데 효과적인 1064nm의 파장을 이용하는 레이저 치료법으로 기미나 주근깨, 오타모반, 여드름자국과 같은 흑갈색 색소뿐만 아니라 IPL로 치료가 어려운 잡티에 효과적이고, 피부톤을 맑게 하고 넓은 모공을 좁혀주며, 진피층의 콜라겐의 합성을 유도하기 때문에 잔주름을 개선시킬 수 있는 동양인 피부에 적합한 치료법이다.
# 기미, 발생 안 되도록 사전 예방하는 것이 중요!
한번 생긴 기미는 전문적인 치료 외에는 확실한 제거법이 없다. 따라서 생기기 전에 사전에 열심히 관리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특히 적은 양의 자외선도 피부 속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겨울철 자외선에 방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외선 차단제 바르는 습관을 생활화하고, 기미를 예방할 수 있는 천연팩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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